숨이 끊기는 밤, 몸 안에서는 무슨 일이 쌓이고 있을까
자고 일어나도 몸이 무겁고, 최근 아침 혈압이 평소보다 높게 측정된 적이 있으신가요? 혹은 함께 자는 가족이 '자다가 숨이 멈춘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으신가요? 이런 질문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단순한 수면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에 영향을 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호흡이 멈추거나 얕아지는 질환입니다. 한 번의 호흡 멈춤은 몇 초에서 길게는 수십 초까지 이어지고, 이 과정이 하룻밤 사이에도 수십 번에서 많게는 수백 번 반복될 수 있습니다.
치료하지 않은 채 오래 둔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과 부정맥, 당뇨, 심지어 인지기능 저하까지 이어지는 전신 질환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낮 동안의 졸림은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드러나는 증상일 뿐입니다.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인식도 조사를 보면 수면무호흡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비율이 전체의 약 26%에 이르지만, 실제 치료를 받고 있던 경우는 0.5% 수준에 그쳤습니다.[1]
좁아진 기도 하나가 혈관과 혈당까지 건드리는 경로
기도가 좁아지는 자리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목 뒤쪽 혀뿌리가 뒤로 밀리는 경우도 있고, 편도나 목 주변 지방 조직이 통로를 좁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턱이 작거나 뒤로 치우친 얼굴 구조, 코 안쪽 비중격이 휜 경우도 기도를 좁히는 원인이 됩니다. 여기에 체중이 늘면서 목 둘레의 지방이 늘어나면 좁아진 통로가 더 좁아지는 식으로 상태가 함께 나빠집니다.

호흡이 멈출 때마다 혈중 산소는 떨어지고,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율신경계가 과도한 각성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 과정이 하룻밤에 수십에서 수백 번 반복되면 혈관 벽에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이 쌓이고, 교감신경이 밤새 흥분한 상태로 유지되면서 혈압이 밤에도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패턴이 만들어집니다.
동시에 코르티솔과 카테콜라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자주 분비되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고, 조각난 수면은 식욕 조절 호르몬인 렙틴과 그렐린의 균형을 흔들어 체중 증가를 부추깁니다. 비만과 수면무호흡은 서로를 악화시키는 관계를 만들며, 이 순환이 길어질수록 심혈관계와 대사계 전반에 부담이 쌓입니다.
코골이에서 시작해 혈압약 처방까지, 증상이 번지는 순서
밤에 나타나는 신호는 코골이뿐만이 아닙니다. 자다가 숨이 막혀 깨거나, 식은땀을 흘리거나, 자주 소변을 보러 일어나는 일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아침에는 머리가 무겁고 입이 마른 채로 일어나는 일이 반복되고, 낮에는 회의 중이나 운전 중에도 졸음이 몰려오는 경험이 쌓입니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감정 기복이 커지는 것도 수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이런 증상이 오래 쌓이면 약을 두세 가지 써도 조절되지 않는 치료저항성 고혈압으로 나타나거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새로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뇨가 있던 분이라면 식사와 운동을 똑같이 유지해도 혈당 조절이 이전보다 어려워지는 변화를 겪기도 합니다.
검사로 확인하는 숫자와 치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수면무호흡증을 확인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수면다원검사입니다.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뇌파, 눈의 움직임, 호흡, 혈중 산소포화도, 심전도, 다리 움직임 등을 동시에 기록합니다. 센서를 붙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30분 안팎이고, 검사 자체는 실제 수면 시간에 맞춰 진행됩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수면 중 호흡사건이 시간당 5회 이상이면서 증상이 동반되거나, 증상과 무관하게 15회 이상이면 성인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하며, 그 안에서도 경증과 중등증, 중증으로 정도를 나눕니다.[2]
검사 결과가 경증이면서 체중 감량 여지가 있다면 생활습관 교정을 먼저 시도하며 경과를 지켜보는 쪽을 우선 고려할 수 있고, 중등증 이상이면서 이미 고혈압이나 부정맥 같은 동반질환이 확인됐다면 양압기 치료를 바로 시작하는 쪽이 적절합니다.
다만 양압기가 가장 효과적인 표준 치료로 꼽히더라도 마스크 착용감이나 소음 때문에 꾸준히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구강내 장치나 수술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정도의 개선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치료를 시작한 뒤에도 체중이 다시 늘거나 생활습관이 흐트러지면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알아둘 부분입니다.

지금 진료를 고려해야 하는 신호들
동반질환으로 번지기 전에 확인해볼 수 있는 신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가족이나 함께 자는 사람이 수면 중 무호흡을 목격한 경우
- 혈압약을 두 가지 이상 써도 아침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
- 최근 들어 부정맥이나 혈당 조절 악화를 새로 진단받은 경우
- 운전이나 업무 중 졸음이 반복돼 안전에 영향을 주는 경우
- 코골이와 함께 아침 두통, 입마름이 반복되는 경우
이런 신호가 겹쳐 나타난다면 수면클리닉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전신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천안 지역에서 수면클리닉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서울성모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이 있습니다. 위치는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26, 301호(신부동)이며, 아트박스 천안신부점에서 약 250m 떨어져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