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말 한마디가 먼저 짚어내는 청력의 변화
'너 요즘 왜 그렇게 혼잣말처럼 웅얼거려.' 명절에 모인 가족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면, 정작 달라진 쪽은 말투가 아니라 상대방의 청력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천안에서도 가족이나 동료의 이런 한마디를 계기로 청각장애진단을 받아보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꾸준히 있습니다.
청력은 대부분 서서히 줄어들기 때문에 본인은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렵고, 오히려 옆에서 듣는 사람이 먼저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고음 영역의 청력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면 'ㅅ', 'ㅈ', 'ㅎ' 같은 자음이 뭉개져 들리면서도 소리 자체는 들리기 때문에, 스스로는 '잘 안 들린다'보다 '요즘 발음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흔합니다.
청력을 담당하는 내이의 유모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자라나지 않는 세포로 알려져 있어, 변화를 느낀 시점부터 확인까지 걸리는 시간 자체가 이후 회복 가능성을 가르는 요인이 됩니다.
되돌릴 수 있는 원인과 되돌리기 어려운 원인의 경계
청각장애진단 과정에서 확인하는 난청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외이나 중이에서 소리가 전달되는 길목이 막혀 생기는 전음성 난청과, 내이의 유모세포나 청신경이 손상돼 생기는 감각신경성 난청입니다.
이구가 외이도를 막거나 중이염으로 고막 안쪽에 물이 차는 경우처럼 전음성 난청은 원인을 제거하거나 약물치료, 간단한 시술로 청력이 상당 부분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노화, 소음 노출, 돌발성 난청처럼 감각신경성 원인으로 유모세포가 이미 손상된 경우에는 손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같은 '안 들린다'는 증상이라도 원인에 따라 치료의 목표와 시급성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공장, 공사 현장, 군 복무 중 사격 훈련처럼 큰 소리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생기기 쉽고, 노화성 난청은 보통 60대 이후 고음 영역부터 서서히 진행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전화 통화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먼저 드러나는 변화
감각신경성 난청은 보통 고음 영역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조용한 진료실이 아니라 일상적인 대화 상황에서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변화가 겹쳐서 나타난다면 청력 변화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전화 통화 중 상대방의 말을 자주 놓쳐 되묻는 일이 늘었습니다
-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대화 내용을 따라가기 어려워졌습니다
- 가족이 평소보다 소리를 크게 낸다고 말합니다
- 한쪽 귀로만 전화를 받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 귀에서 '삐' 또는 '윙' 하는 소리가 함께 들립니다
이때 양쪽 귀가 비슷하게 줄었는지, 한쪽만 유독 심한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쪽 귀에서만 갑자기 심해진 변화는 원인과 대응 속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소음과 생활 습관, 숫자로 관리하는 기준
소음성 난청은 완전히 손상되기 전까지는 예방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할 때는 전체 음량의 60% 이내, 하루 60분 이내로 듣는 '60-60 원칙'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권장됩니다.
공사장이나 공장처럼 소음이 큰 환경이라면 85데시벨 이상의 소리에 하루 8시간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청력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노출 강도가 커질수록 허용 시간은 더 짧아집니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혈류에 영향을 주는 질환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도 내이 혈류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며, 60세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청력검사를 받아 변화를 비교해보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보청기, 약물치료, 인공와우 —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선택
검사로 원인과 정도를 확인한 다음에는 관리 방법도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경도에서 중등도 수준의 감각신경성 난청이라면 보청기로 소리를 증폭하는 방향이 먼저 고려되고, 보청기를 착용해도 말소리 구분이 어려운 고도 이상의 손실이라면 인공와우 수술 여부를 확인하는 쪽이 필요합니다.
지금 확인해야 하는 적색 신호와 진단의 순서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쪽 귀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심한 어지럼증·강한 이명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머리 외상이나 급성 중이염을 앓은 뒤 청력이 떨어진 경우, 신생아청각선별검사에서 재검 판정을 받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특히 돌발성 난청은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청력이 그대로 남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증상 발생 후 늦어도 1~2주 안에는 진료를 통해 치료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 이경검사로 외이도와 고막 상태를 먼저 확인합니다
- 순음청력검사로 주파수별 청력 손실을 데시벨 단위로 측정합니다
- 어음청력검사로 말소리를 얼마나 알아듣는지 명료도를 백분율로 확인합니다
- 필요한 경우 임피던스청력검사나 영상검사로 원인 부위를 더 구체적으로 파악합니다
보건복지부 고시 기준을 보면, 두 귀의 청력손실이 각각 70dB 이상이거나 두 귀 보통 말소리의 최대 명료도가 50% 이하인 경우 등 여러 조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면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청각장애로 분류됩니다.[1]
여기서 데시벨(dB)은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의 크기를, 명료도(%)는 말소리를 얼마나 정확히 알아듣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두 숫자를 함께 봐야 실제 생활 속 불편과 검사 결과가 맞아떨어집니다.

검사를 늦췄을 때 달라지는 것들
골든타임은 영유아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지에 소개된 조사에서는 보호자의 80% 이상이 신생아청각선별검사 시기를 알고 있었던 반면, 재검 이후 이어지는 확진검사 시기까지 아는 비율은 20%대에 머물렀습니다.[2]
선별검사에서 재검 판정을 받았는데도 확진검사 시기를 놓치면, 말·언어 발달이 빠르게 이뤄지는 시기를 그대로 지나치게 될 수 있습니다. 재검 안내를 받았다면 다음 검사 일정을 바로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청각장애진단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곧바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경미한 전음성 난청은 경과관찰만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고,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착용해도 정상 청력과 똑같은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며 소리에 다시 적응하는 재활 기간이 함께 필요합니다.
천안 지역에서 청각장애진단과 관련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서울성모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이 있으며,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26, 301호(신부동) 아트박스 천안신부점 인근 약 250m에 위치해 있습니다.

































